항공기 동체의 역학전 원리
▶ 항공기 동체의 역학적 원리
항공기의 동체는 왜 둥근 모양일까? 단지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이유만일까? 라이트 형제시대의 사각형 모습이 현재의 둥글고 가는 모습으로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 항공기 동체의 변화에는 계란 껍질의 내압성을 응용한 재미있는 역학적 원리가 숨겨져 있다.
항공기는 크게 동체, 날개, 꼬리날개, 동력장치, 착륙장치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동체는 승객이 탑승하거나 화물을 탑재할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항공기의 동체는 크게 트러스(Truss)구조와 모노코크(Monocoque)구조로 나뉜다.
초기 항고기의 동체는 모두 트러스 구조였다. 어린이들이 가지고 노는 연이나 모형 비행기처럼 주날개와 꼬리날개를 나무기둥에 얽어매거나, 또는 현재의 스포츠기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강철 파이프를 용접하여 틀을 짜서 만들고 그 위에 천이나 얇은 금속판을 입히는 형식의 동체를 하고 있었다.
비행기에 가해지는 모든 무게나 힘을 트러스를 구성하고 있는 나무 골조나 철골 구조가 받아 견디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동체에 입힌 두꺼운 천, 곧 외판은 단순히 비행기의 겉모양을 갖추기 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 트러스 구조는 비행기의 무게를 가볍게 하는데 그 목적이 있었고 공기의 저항을 줄여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은 2차적인 문제였다.
계란껍질의 내압성 원리 응용
그 뒤 엔진의 출력이 증대되어 속도가 점차 빨라지면서 동체에 가해지는 무게도 점차 커지자 이러한 단순한 구조로는 감당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1912년 무렵부터 동체는 둥근 유선형으로 바뀐다. 무게를 늘이지 않고도 강도를 높여 외부로부터 가해지는 모든 무게나 힘을 계란 껍질 모양을 한 외판이 받도록 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이것이 바로 모노코크 구조의 동체이다.
모노코크는 희랍어의 모노(Mono)와 프랑스어의 코크(Coque)를 합친 말로 모노는 하나를, 코크는 계란과 같은 빈 껍데기를 의미한다. 집을 지을 때 기둥이나 대들보가 힘을 받게 하려면 많은 기둥과 대들보가 필요하고 또한 굵어야 하지만 집이나 건물의 벽 전체가 힘을 받게 하면 기둥이 필요 없을 뿐 아니라 건축자재도 적게 든다. 계란은 아주 얇은 껍질로 외각을 이루고 있으면서 적당한 강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기둥, 즉 골격이 전혀 없다.
외부 저항 분산하는 유선형 구조
이러한 계란 껍질의 원리는 터널의 구조에도 응용된다.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터널이 기둥 하나 없이도 버틸 수 있는 것은 계란 껍데기가 가지는 역학구조를 응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항공기의 동체도 모든 외부의 힘이나 무게는 기체의 뼈대와 와판이 받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 외판의 두께가 생각보다 매우 얇다는 것을 알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B-747 동체의 외판은 그 두께가 위치에 따라 다소 두꺼운 곳도 있지만 가장 얇은 곳은 1.6mm 밖에 되지 않는다. 그 안쪽으로 두께 1.5cm 의 방음 단열재가 있고 그 안에 다시 내장용 패널이 붙어 있지만 강도를 뒷받침하는 외판은 아주 얇다. 이것은 마치 계란 껍질이 얇은 것과 그 원리가 같으며 항공기의 동체에 모노코크 구조를 사용하는 이유도 이러한 특징 때문이다.
수직/수평 보강재 사용 동체 강화
모노코크 구조가 트러스 구조보다 유리한 점 또 하나는 기체에 가해지는 외부의 힘을 될 수 있는 대로 멀리 분산하여 균등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비행 중에는 여러 가지 힘이 가해지는데 기체의 이곳 저곳에서 부딪혀 오는 외부의 무게나 힘을 모노코크 구조가 가장 효율적으로 견딜 수 있다.
오늘날 속도가 더 빨라지고 항공기의 규모가 커지면서 동체를 더욱 강하게 만들기 위해 수직 및 수평 보강재를 상요한 동체가 등장하였다. 이것이 1930년대에 실용화돼 현대 항공기 대부분의 동체 구조를 이루고 있는 세미 모노코크 구조이다. 이것은 모노코크 구조의 동체를 수직/수평 보강재를 사용하여 약간 보강한 구조를 말한다.
순간 파열력 분산 특수내장재 설계
항공기의 동체는 그 재질과 구조가 무엇보다 안전에 최우선적으로 부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10,000M 이상의 고도로 비행하는 경우, 대기의 기압은 불과 0.2기압인데 객실 안의 기압은 지상과 거의 비슷한 0.8기압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태로 비행하고 있는 항공기 동체의 외판은 내부로부터 외부로 약 1평방미터당 6톤에 가까운 힘을 받으면서 비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이유로 창이 깨지거나 동체 벽에 구멍이 나면, 기내이 공기가 순식간에 밖으로 빨려나가면서 기내의 물품과 승객들이 함께 빨려 나갈 수도 있다. 이러한 상태를 예상하고 방지하기 위해 항공기의 동체는 안전제일의 페일 세이프(Fail Safe) 구조를 하고 있다.
즉 균열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순간적으로 파열력을 분산시키는 구조의 특수 내장재가 외판을 지지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이다. 수 만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지는 최첨단의 항공기도 그 기본적인 원리는 자연에서 응용되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최첨단의 기술로 이루어진 항공기가 결국 맞부딪치게 되는 것은 거대한 자연이기 때문이다.